[여성신문]임신 중단과 지속, 누가 최종 결정하는가
- '낙태'가 아닌 '임신중단'이라는 단어를 권장해야할 이유도 포함되어있는 기사입니다 -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낙태를 찬성한다고 간주되지만 어떤 여성도 임신 중단 행위를 기분 좋게 시술하지 않는다. 그것도 ‘몸에 나쁜 불법 행위’라고 알려진 낙태를 누가 그렇게 쉽게 결정하겠는가? 그럼에도 여성들이 임신 중단 결정을 하는 것은 최후의 선택으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물론 더 나은 해결은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농담 반 진담 반 성관계 절대 금지가 가장 안전한 해결방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피임이 의료적으로 완벽하지 않거나 사회문화적으로 임신 지속이 어려운 여성들에게 ‘피임 실패로 인한 원하지 않는 임신 중단’을 법의 이름으로 금지시키는 것은 정말 문제가 많다. 처녀가 아이를 낳는 것조차 환영하는 사회, 임신한 여성들은 언제든지 어떠한 걱정도 없이 출산·양육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면, 감히 낙태 금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결과부터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미 윤리적인 비난이 전제된, ‘태아를 떨어뜨리다’는 낙태(落胎)라는 용어부터 ‘임신 중단’으로 변경하기를 제안한다. 물론 임신 중단 여부는 지속 여부까지 포함한다. 이렇게 임신한 사람의 임신 지속 여부에 대한 선택이 강조된다면 그 선택을 할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가 중요해진다. 임신 중단이 내 몸에서 일어난 손톱, 머리카락 자르기처럼 쉬운 결정은 아닐 수 있으나 세포조직 제거, 암수술처럼 임신(지속과 중단) 여부를 누가 결정할지는 삼척동자로 알 수 있다. 임신한 몸을 책임지는 몸의 주인이 임신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물론 어떤 행위도 사회문화적인 의미체계가 중요한 것처럼 ‘모체를 떠나 태아가 인간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의료적으로 24주 이상)까지 무시하고 임신한 몸 주인이 임신 중단을 결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사회적 논쟁의 주제일 수 있다. 즉 임신 지속과 중단 여부가 아니라 ‘임신 중단 시기’가 논쟁의 주제가 될 때 훨씬 더 생산적으로 임신 중단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고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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